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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자치 20주년] 도덕성 논란의 함정 / 특별기고
               
       진영호        2011.04.21 18:01        591
 

최근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도덕성 논란이 한창이다. 크게는 뇌물수수, 금품 공여 등으로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구속되고 작게는 민노당 이숙정 의원과 충남 이창선 의원 등의 적절치 못한 돌출행동들이 계속되면서 지방정치인의 도덕성 논란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권력형 비리와 토착비리 근절을 위한 방안모색’을 표방하며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을 제정하였으며 올해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청회와 대중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기초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설치 규정을 도입해야 하며 행정사무감사제도의 개선과 주민공청회 도입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들이다.

물론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들과 논란이 분명 일반인들의 상식 차원에도 못 미치는 정치가들의 수준 낮은 행태에서 기인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감시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있다. 특히 기초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설치 규정의 도입과 보다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시민들의 의정활동 감시의 필요성에는 깊이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도덕성 논란에 대한 몇 가지 우려를 제기하고자 한다.

일단 개별 의원들과 정치가들의 파행적 행동과 그에 대한 처벌에만 유독 초점이 맞추어지는 정치적 담론은 숲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요구하는 정치가의 도덕성이란 무엇인가? 정치가의 도덕성은 어떻게 측정되는가? 수 백 년 전에 마키아벨리는 종교적 윤리와 도덕으로부터의 정치논리의 해방을 주장하며 ‘군주는 국가의 이익을 위하여 비열하고 야비한 행동을 서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표현은 흔히 현실정치의 부도덕성을 변호하는 논리로 해석되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치의 도덕성이 ‘종교적 윤리나 도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이익’에 합당한가에 의해 측정된다는 지점이다. 즉, 국가 또는 공동체의 이익을 실현하는가가 정치가의 도덕성의 내용이자 측정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도덕성 논란은 고성을 질렀다거나, 물건을 훔쳤다거나, 행패를 부렸다는 등의 표피적이고 선정적인 가십거리에 한정된 경향을 갖는다. 정치가의 도덕성 논란은 정치철학과 정책집행이 국가와 사회적 이익에 부합되는가라는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차원으로 발전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선정적인 도덕성 논란은 원치 않게도 민주주의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신뢰도를 훼손시킬 위험을 갖고 있다. 도덕성 논란이 가중되면서 기초의회 무용론이 확산되고 지방정치는 권력형 비리와 토착 비리로 물들어 있다는 편견 아닌 편견이 강화된다. 이러한 프레이밍의 효과는 결국 아직 초창기에 있는 지방정치의 성숙을 유도하기 보다는 지방정치 영역의 축소와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다루는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는 내년 6월까지 기초 의회 폐지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겠다고 선포하였으며 폭력과 고성이 난무하는 지방의회 관련 기사는 분위기 형성에 적절하게 기여하고 있다.

지방정치인에 대한 도덕성 논란은 중요하지만 그 방향과 성격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표피적이고 수세적인 논쟁의 지평을 넓혀 지방정치 발전과 영역의 확대를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유진숙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출처] -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94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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